홍천 산하연 풀빌라 후기, 영하 13도에 아이와 온수풀 들어가보니
제 생일을 맞아 아이와 함께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어요.
바다는 얼마 전에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조금 다른 곳으로 가보고 싶었고, 그렇게 홍천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숙소를 찾으면서 세운 조건은 꽤 분명했어요.
아이가 놀 수 있는 온수 수영장이 있을 것, 자연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그리고 객실이 깔끔할 것.
그렇게 찾은 곳이 홍천 산하연 풀빌라였습니다.
그런데 여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날씨가 심상치 않았어요.
결국 저희가 갔던 날은 기온이 영하 13도 아래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날씨에 수영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와 1시간 반 정도 온수풀에서 놀았습니다.
가는 길부터 정말 여기가 맞나 싶었던 산하연 풀빌라
산하연 풀빌라로 들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한적했어요.
계속 들어가다 보니 저희도 몇 번이나 “여기 맞아?” 하면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전화를 해봐야 하나 싶을 즈음 산하연 풀빌라 건물이 보였어요.
주변 풍경과 달리 건물은 투박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이었고,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객실은 C1룸이었어요.
차는 한 대만 가져갔기 때문에 주차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없었습니다.
아이는 객실보다 수영장을 먼저 발견했어요
아이와 숙소에 가면 예전에는 인테리어나 전망부터 봤는데, 아이가 생긴 뒤로는 저도 모르게 청결이나 안전부터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산하연 풀빌라는 객실과 화장실, 주방까지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영장 바닥도 제가 이용했을 때는 크게 미끄럽다는 느낌이 없었고요.
그런데 아이에게는 그런 것보다 수영장이 먼저였나 봐요.
방에 들어오자마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더니 수영장을 발견하고 통창 앞에 서서 계속 “우와, 우와” 하면서 바라봤어요.
숙소를 고르면서 고민했던 시간이 괜히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하 13도 아래에서도 온수풀에서 1시간 반을 놀았어요
이번 숙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온수 수영장이에요.
저희가 방문한 날은 기온이 영하 13도 아래로 내려갈 정도로 추웠습니다.
수영장 밖으로 튄 물이 금방 얼어버릴 정도였어요.
그래서 온수풀을 추가해놓고도 정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물에 들어가니 계속 따뜻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아이와 약 1시간 반을 놀았어요.
그 정도로 오래 놀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신났고, 저희도 한겨울에 야외 풍경을 보면서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경험이 꽤 특별했어요.
다만 너무 추운 날 방문했던 터라 밤에 한 번 더 수영하고 싶었던 계획은 포기했습니다.
수영장이 마음에 들었던 만큼 한 번밖에 이용하지 못한 건 지금 생각해도 조금 아쉬워요.

좋았지만 수영장 동선은 분명 아쉬웠어요
직접 묵어보니 불편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아쉬웠던 건 수영장에서 방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없다는 점이었어요.
수영하고 바로 객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면 아이와 이용하기 훨씬 편했을 것 같아요.
주방이 침실과 분리되어 있다는 것도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음식 냄새가 침실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건 좋았지만 이동하려면 밖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조라 저는 조금 불편했어요.
다른 후기에서는 오히려 이 구조가 좋다는 이야기도 봤지만 제 취향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재방문 의사를 생각해봤을 때도 100%가 아니라 80% 정도라고 느꼈어요.
숙소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거의 이 주방 동선 때문이었습니다.
아이 잠자리는 소파 쿠션으로 이렇게 만들었어요
저희가 이용했을 당시 객실은 2인 기준이라 아이도 추가 비용을 냈고 추가 침구를 받았습니다.
아이와 여행할 때는 침대에서 어떻게 재울지도 은근히 신경 쓰이잖아요.
저희는 소파 쿠션을 바닥에 펼친 뒤 그 위에 추가한 이불을 깔아줬는데 크기가 제법 잘 맞았어요.
높은 침대에서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됐고 아이도 잘 잤습니다.
수영장에서 한참 놀아서인지 평소보다 일찍 잠들어준 것도 좋았고요.
가져간 이글루캠도 근처 콘센트에 연결해두고 아이가 자는 동안 확인하면서 바비큐를 즐겼습니다.

눈 내리는 날 불멍과 바비큐까지 했어요
날씨가 워낙 추워서 불멍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결국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통창 구조라 아이가 실내에서도 밖을 볼 수 있었고, 아빠와 창문을 사이에 두고 까꿍놀이도 하면서 좋아했어요.
아이는 실제 불을 가까이에서 보는 게 신기했는지 한참 바라봤고요.
밖에서는 눈이 내리고 불은 타고 있고, 저녁으로 준비한 새우와 돼지고기, 소고기를 구워 먹으니 여행 온 기분이 제대로 났습니다.
특히 고기는 얇게 준비하기보다 두툼한 덩어리로 가져간 게 잘한 선택이었어요.
추운 날씨였지만 그날의 눈과 불멍, 바비큐 풍경은 오히려 겨울에 갔기 때문에 남은 기억인 것 같습니다.


다시 간다면 한겨울보다는 조금 따뜻할 때 가고 싶어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니 수영장 너머로 눈 덮인 풍경이 보였어요.
아이도 일어나자마자 “엄마 일어나” 하더니 불, 물, 눈을 하나씩 이야기하며 전날 봤던 것들을 다시 찾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아이에게도 꽤 기억에 남는 하루였나 싶었습니다.
제가 이용해본 풀빌라 가운데서도 산하연 수영장은 깊이와 크기가 꽤 만족스러웠던 곳이에요.
다만 영하 13도 아래까지 떨어진 날이라 제대로 즐기기에는 저희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간다면 저는 한겨울보다는 봄이나 날씨가 조금 따뜻할 때 가보고 싶어요.
강을 바라보면서 수영장도 여러 번 이용하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도 조금 더 길게 가져보고 싶거든요.
주방 동선은 여전히 제 취향과 맞지 않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아이의 반응도 좋았고, 온수풀과 불멍까지 한 숙소 안에서 즐길 수 있었던 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완벽해서 다시 생각나는 숙소라기보다, 좋았던 점과 불편했던 점이 아주 분명해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 곳.
저에게 홍천 산하연 풀빌라는 그런 숙소였습니다.